이 글을 적는 지금까지도 솔직히 믿기지 않습니다.
우리 아빠가 암이라니... 왜 하필 우리 아빠인가?? 하는 생각만 드네요.
근데 대부분의 환자 가족들이 이런 생각을 하실 것 같아요.
'우리가 뭘 잘못했길래 이런 일이 우리한테 생기는 것인가??'
저 또한 이런 생각을 매일매일합니다.
하지만 결론은 췌장암, 간 전이..... 물론.. 가족들도 힘들고 가슴 아프지만
누구보다 힘들 우리 아빠를 생각하며....
앞으로의 수많은 일들을 견뎌내야 하기 때문에
하루빨리 가족들이 정신 차려서
치료받는 동안 아빠가 힘들지 않게 옆에서 도와주고 힘이 돼주고 싶어
좀 더 단단해지려고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이 글을 적는 이유는.. 저도 많은 보호자분들께 도움을 받기도 하였고
저희 아버지가 좀 특이체질인 것 같아 글을 남김으로써
다른 보호자분들께 조금이라도 알려드리고 싶어서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저의 글이 여러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9월 19일(월요일)
아빠가 요즘 몸이 안 좋아졌다는 걸 느끼셨나 봐요.
2주일 만에 2~3kg이 쭉쭉 빠져서
몇 년 동안 다니시던 병원에서 입원해 건강검진하시고 퇴원하시던 날입니다.
의사선생님이 저희 가족을 따로 봤으면 좋겠다는 소리에
가족들이 다 같이 갔습니다.
결과는.. 췌장암, 간 전이
정말 믿을 수 없더군요. 우리 아빠가 암이라니...
지금도 너무 믿기지 않고... 꿈을 계속 꾸고 있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병원에서는 서울병원으로 연결해 주겠다.라고 자신 있게 말씀하셨고
9월 21일(수요일) 서울삼성병원에 진료를 잡아주셨습니다.
분명히 선생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가면 pet ct 찍고, 조직 검사하니까
21일로 넘어가는 밤 12시부터 금식'이라고 하셔서
저희는 당연히 그런 말을 믿고 금식하고 갔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외래진료만 보는 것이었습니다.
이게 지금까지도 화가 나네요 정말 자기가 다 해줄 것처럼 말하고서는...
(여러분.. 저는 개인병원에 당한게 있어서 이렇게 말하는 겁니다.)
서울병원 시스템을 잘 알지도 못하면서
'그날 가면 조직 검사도 할 거니까 절대 먹지 마라!'라고
말은 왜 하신 건지....
아 진짜... 화가 나네요...
서울병원 첫 진료 보는 건 웬만한 곳은 외래진료만 봅니다.
즉, 의사랑 얘기만 하고 오는 겁니다.
의사선생님 소견만 듣고 오는 거죠.
그 뒤에 계획은 예약 잡으면서 차차 들어가게 됩니다.
'그날 pet-ct를 찍을 거다. 조직 검사한다.'라고 들으셨다면
그 해당 병원에 전화하셔서 물어보세요.
만약 서울삼성병원이라면 삼성병원에 전화하셔서 물어보십시오.
저희는 아버지가 몇 년 동안 다니신 병원에서
저런 식으로 말씀하셔가지고 바로 입원해서 펫 시티 찍고 조직 검사까지 하는가 보다~
라고 생각해 다른 곳에 예약 잡은 거 다 취소했거든요.
절대로!!! 저희처럼 멍청한 짓은 하지 마세요.
나중에 저처럼 땅을 치고 후회합니다.
저희는 이거 때문에 1주일 넘게 헛되이 시간을 날렸어요.
암 환자와 보호자한테는 이 시간이 엄청 소중하고 절실한 시간이라는 것을...
제발 알아주세요.
여기서 제가 알려드릴 것은
암 진단을 받으셨을 때 집 근처 병원에서 치료를 할 것인지?
아니면 서울에서 치료를 받을 것인지?부터
환자분과 가족들이 모여서 상의를 해보세요~
저같이 지방에 거주하고 있으시다면 지방병원은
비교적 쉽게 예약을 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저희는 아버지와 상의 후 서울에서 치료받고 싶다.라고 결정하셔서
저희는 서울로 병원을 다니고 있습니다.
여러분들도 서울로 정하셨다면...
다들 5대 병원으로 정하셨을 것 같아요.
그렇다면 서울 5대 병원중 제일 빠르게 예약되는 곳으로
예약을 잡으세요.
절대 한곳만 잡으시면 안 됩니다.
여기저기 몇 군데를 잡아놓으세요.
그리고 외래진료를 보고 난 다음에
입원 날짜, 검사 날짜까지 받아놓고는
제일 빠르게 입원, 검사할 수 있는 곳으로 가시는 걸 추천합니다.
여기서도 제일 빠른 곳에 예약했으니까 난 걱정 없어~
하고 나머지 다른 병원 예약 잡은 거 취소하지 마세요.
서울 5대 병원이 괜히 유명한 거 아닙니다.
유명한 만큼 사람이 많다는 뜻이지요.
사람이 많으면 예약 날짜 밀릴 수도 있습니다.
제가 응급실 가서 들은 건데
입원 날짜 받아와도 1-2주 밀리는 경우 파다하다고 합니다.
제일 빠른 병원으로 입원하고 난 다음에
다른 병원 취소하셔도 늦지 않아요.
만약 환자분께서
'나는 OO 병원 아니면 안 된다!!!'라고 마음속에 정해둔 병원이 있다면
거기로 가셔야 할 것 같습니다.
환자가 의사를 믿고 잘 따라서 치료를 받을 수 있느냐?
아니면 의사를 못 믿고 의심을 하면서 불편하게 치료를 받느냐는...
정말 큰 차이입니다.
정말 원하는 병원이 있는데 예약 날짜가 너무 뒤에 있다면
예약 날짜 조금이라도 더 당길 수 있는지 병원에 전화해 보세요.
정말 드물게~ 병상이 빈 곳이 나오면 전화로 물어봤을 때
당겨준 적이 있다고 하지만 이것도 확실하지 않습니다.
너무 큰 기대는 하지 않는 것이 좋아요.
하지만 간절하다면 계속 계속 전화해 보는 노력이라도 하는 것이 좋겠죠?
저희는 서울삼성병원에 21일에 가서 첫 외래진료를 받고
입원하는 날짜는 받은 게 3주~4주 뒤로 잡혔었습니다.
이거도 엄청 빠른 거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 또한 그 날짜에 입원을 할 수 있는지 없는지도 모릅니다.
입원 날짜 밀리는 경우도 생각하셔야 합니다.
이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아시나요?
3~4주 동안 입원 날짜만 기다리면서...
안 좋은 쪽으로 말하자면... 치료받기 전까지
암을 키우고 있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환자와 보호자한테는...
정말.. 절망적인 기다림의 연속이지요.
하루하루가 너무나도 불안하고 고통스럽고
피가 바짝바짝 마르는 느낌입니다.
여러분들은 하루라도 빠르게 예약하시고 입원하셔서
저희와 같은 경험은 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주인장이 끄적끄적, > 아빠 힘내자! 할 수 있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수목장 알아보실 때 주의할 점 알려드려요. (0) | 2023.10.25 |
---|---|
구내염 생겼을 때 중조가글/소금물 가글 만드는 방법 (0) | 2022.12.15 |
췌장암 기록지 -1 (0) | 2022.12.03 |
암치료 - 제발 주변에서 연락 좀 안해주셨으면 좋겠어요. (0) | 2022.11.27 |
서울 삼성병원 외래진료 / 응급실 이야기 - 췌장암 (0) | 2022.11.25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