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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장이 끄적끄적,/아빠 힘내자! 할 수 있어!

서울 삼성병원 외래진료 / 응급실 이야기 - 췌장암

by 홍시냥냥 2022. 1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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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 병원 예약 글에서 설명드렸던

저희의 서울 삼성병원 외래진료 본 이야기를 해드릴까 합니다.

아버지가 오랫동안 다니신 지방 작은 병원에서

연결해 준 서울 삼성병원으로 첫 외래진료를 보러 9월 21일 서울에 올라갔습니다.

가는 방법은 기차, 버스 등등..

여러 가지 방법이 있는데 srt 표 끊기가 정말 어렵습니다.

 

srt를 타면 내려서 바로 삼성병원으로 가는 셔틀버스가 있다고 하는데

저희는 표를 끊지 못해서 시외버스를 타고 지하철을 타고 이동했습니다.

서울 삼성병원 암 병동에 도착했는데

일단.. 사람 엄청 많아요.

들어가서 놀랐는데..

세상에 아픈 사람이 이렇게나 많았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사람 정말 많습니다.

저희는 삼성병원에 처음 간 것이라서

암 병동 GATE 6 옆에 있는 첫 방문하면 들려야 하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첫 방문 안내실입니다.

여기서 들고 오신 CT와 MRI를 기록한 CD를 제출하고

복사하실 때까지 기다린 후 CD는 받아 가시면 됩니다.

계속 이동해야 했기에.. 아빠가 힘들어하시는 게 눈에 보였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 앉아서 기다릴 곳이.. 없었어요.

힘들어하실 때 편하게 못 앉혀드리는 것도 너무 마음이 아팠습니다.

저희는 11시 20분 진료였었는데 지방에 거주하고 있어서

예약한 시간에 늦을까 봐 2시간이나 일찍 갔었거든요.

그럼 뭐 합니까... 진료는 11시 15분에 봤습니다.

고작 5분 진료 빨리 보려고 2시간 일찍 왔나 봅니다.

하여튼.. 저희 아버지 진료 보신 분은

OOO 교수님이었습니다. (실명은 밝히지 않겠습니다.)

아빠 차례가 되어 들어가 진료를 보는데..

저희 가족만 그렇게 느낀 건지는 모르겠으나...

엄청 평온하셨어요.

이 교수님한테 진료를 보는 내내

우리 아빠는 별로 안 심각한가?? 뭐지??

이 교수님은 그동안 얼마나 심각한 환자들을 봐왔길래

말씀하시는 내내 평온하시지??

우리 아빠 상태는 심각할 정도는 아니야?? 느낌을 받았습니다.

근데 이건 저의 느낌인 거지

의사선생님으로서 정말로 저렇게 말씀하시지는 않았겠죠...

모든 환자들이 다 심각하다는 걸 아시고 계실 겁니다.

진료를 마치고 나와 입원 예약을 잡았는데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3-4주 뒤였습니다.

그리고 진료 봤으니 계산을 해야 하고 수납하는 곳에서 입원할 때

병실에 대해 말씀도 해주십니다.

원하는 인원실이 있는지? 특실도 괜찮은지? 등등 물어보시는데

이때 저희는 빨리 입원만 할 수 있다면 6인실이든 특실이든 상관없다고 빨리 잡아달라고 했어요.

수납해 주시는 분이 "특실 하루에 100만 원 넘어요."라고 말씀하시는데

이때 당시 이런저런 상황 때문에 제가 짜증이 많이 나있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직원분이 말씀하시는 게 곱게 들리지는 않더라고요.

그냥... 저의 기분이 나쁜 상태라 누구의 말이든 다 나쁘게만 들렸던 것 같습니다.

(수납하는 것도 시간 오래 걸려요. 대기만 40분을 했습니다.

피 뽑는데 2시간 대기해서 피 뽑았다.라는 블로그 글을 보고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갔는데... 진짜 시간 너무 낭비돼요.)

<오후 1시 30분>

저희는 지방 병원에서 펫 시티를 찍는다고 설레발쳐서

절대 금식!!!이라는 말을 듣고간지라...

아버지는 12간 넘게 쫄쫄 굶고 계셨던 탓에

점심을 급하게 드시더라고요.

ㅅㅂ 진짜 지방 병원 의사한테 ㄱㅈㄹ하고 싶었어요.

그놈의 주둥아리만 안 털었으면 우리 아빠 배곯을 일은 없었을 텐데...

또 눈물이 나올 거 같더라고요.

그렇게 점심을 다 드시고 난 뒤에

가족이 카페에 모여서 아버지께 물어보았습니다.

삼성 입원 날짜가 너무 늦는다. 삼성 예약해 놓은 거 취소는 안 할 건데

다른 병원을 알아봐서 조금이라도 더 빨리 치료할 수 있는 곳으로 갔으면 좋겠다.며

가족들 각자의 의견들을 내놓았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아버지 역시

"나도 삼성만 원하는 것은 아니다. 빠르게 진료 보고 치료할 수 있는 곳이면 좋다."라는

의견을 말씀해 주셔서 저는 다른 병원 예약을 잡았습니다.

가장 빠르게 예약되는 곳으로 이곳저곳 가릴 것 없이 전부 잡아놨습니다.

앞날에 대해 미리 계획을 짜놓고

오후 늦게 집으로 내려오려고 하는데

아빠 증상이 이상해졌어요.

아무 이상 없던 열이 급격하게 오르더니

38.5도를 찍었습니다.

급한 마음에 삼성병원에 들어갔는데 이미 진료 볼 수 있는 시간은 끝나버려서

할 수 없이 응급실로 갔는데

삼성병원 응급실 장난 아닙니다.

대기 줄이 엄청 길어요.

심지어 이날은 좀 추운 날이었는데 밖에서 기다려야 했습니다.

아버지는 서서 기다릴 힘이 없으셨는지 어디 앉을 곳 없냐고 두리번거리셨는데

준비되어 있는 벤치에 사람들이 다 앉아있어서 앉을 곳이 없었습니다.

제가 지나가던 사람 아무나 붙잡고 휠체어 어디서 받을 수 있냐고 물어봐서

겨우겨우 받아 아버지를 앉혔는데

응급실에 들어가는 것만으로도 엄청 힘들어요.

(코로나 검사하고 들어갈 수 있습니다.)

추운 밖에서 2시간을 기다렸고

부모님은 응급실 안으로 들어가셔서도 배드에 누워보지도 못하고

휠체어에 앉아서 4시간을 기다리고 진료를 보셨다고 해요.

응급실에서 열나는 건 자기네들이 어떻게 해줄 방법이 없다며

해열제 놓고 진료는 끝났다고 합니다.

(응급실에는 환자와 보호자 1명만 들어갈 수 있습니다.)

응급실에서 피검사를 했는데

CRP 수치가 엄청 높게 나와서 이거 좀 잡아달라고 말씀하셨다는데

이건 교수님 진료 잡아드릴 테니 교수님한테 진료 보라고 하셨다네요.

자기네들은 더 이상 해줄게 없다며.

입원하기를 바라는 것이라면 입원은 못한다고 딱 잘라 말했다고 합니다.

여기서 들었던 생각은... 응급실 직원이 저렇게 말하는것을 보고

입원하려고 응급실 가는 사람들이 많았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됐습니다.

그리고 응급실을 나오는데 응급실 직원이 이 말도 하셨다고 해요.

입원날짜 받아왔어도 1-2주 밀리는경우 파다하다고요.

부모님은 여기서 다시한번 좌절하셨다고 해요. 입원할 수 있는 희망까지 뭉개지는것 같았다고요.

근데 아버지 열이 해열제를 맞아도 37.5-7도를 왔다 갔다 하는데

응급실에서는 나가라고 했다는 거에 다시 한번 더 서운했습니다.

열을 확실하게 잡아주지.. 라는 서운한 마음이요..

아버지는 새벽 7시가 되어서야 집에 도착하시고는

얼마나 피곤하셨는지 씻지도 못하고 주무시더라고요.

서울 5대 병원 응급실 다 이런가요???

아픈 사람, 힘든 사람 상대하는 게 오랫동안 지속돼서 본인들도 지쳐 그런 거라면..

이해는 하지만.. 그래도 조금은 친절하게 대해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지금도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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